Issue 149, Feb 2019
예술과 철학Ⅲ-미국편, 미국: 미학에서 비평으로
Art & Philosophy
이번엔 미국이다. 2016년 프랑스 편을 통해 메를로 퐁티(Maurice Merleau-Ponty)와 라깡(Jacques Lacan) 등의 이론을 살피고 2017년 6월 헤겔(Georg Wilhelm Friedfrich Hegel), 니체(Friedrich Nietzsche),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로 대표되는 독일 미학을 훑었던 ‘예술과 철학’ 시리즈가 이번에는 아메리칸 인상주의, 팝아트, 미니멀리즘, 추상주의, 추상표현주의 등 현대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국의 예술 이론을 살핀다. 미국에서 생각을 다지고, 비평의 근간을 만든 수많은 학자 중 우리는 클레멘트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 아서 단토(Arthur Danto), 그리고 수잔 손택(Susan Sontag)의 예술 철학과 비평론을 들여다본다. 알다시피 세계대전을 기점으로 많은 예술가와 철학자들이 미국으로 넘어왔고, 여기서 자신들의 뿌리를 내리며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가기 시작했다. 이번 특집에서 제대로 짚어보는 인물 중 그린버그는 ‘모더니즘(Modernism)’에 대한 가장 ‘모던’한 정의를 내렸다는 점과 현대미술을 읽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꼭 다뤄야했다. 그는 평면성과 2차원적인 부분에 대한 강조가 19세기, 20세기 근대 회화의 자가인식(self-identification)을 구축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또 ‘예술을 위한 예술(art for art’s sake)’, 즉 예술지상주의를 주장한 테오필 고티에(Théophile Gautier)의 이야기를 뒷받침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한편 좀 더 현대적 인물인 아서 단토는 1949년부터 50년까지 메를로-퐁티의 지도를 받고 콜롬비아 대학에서 철학과 교수 및 미국 철학회 부회장과 회장, 미국 미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는 사고와 감정 표상이론, 심리학, 예술 철학, 헤겔의 미학, 메를로-퐁티와 아르투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의 철학까지 두루 섭렵한 인물이다. 끝으로 에세이와 소설 작가이자 예술 평론가로 활동한 수전 손택도 빠질 수 없다. 그가 남긴 「사진에 대하여」와 「타인의 고통」은 폭력적 이미지들이 인간의 감수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상세히 분석, 제시한다. 이 세 사람이 영미 미학과 비평을 완전히 대표한다고 단언할 수 없다. 조지 디키(George Dickey)와 토마스 크로우(Thomas Crow), 로잘린드 크라우스(Rosalid Krauss), 할 포스터(Hal Foster), 벤자민 부흘로(Benjamin Buchloh) 등 여러 대표 인물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셋을 꼽은 이유는 현대미학을 넘어 ‘예술 비평’이란 장르에 발판을 두껍게 쌓은 선두자라 볼 수 있고, 또 그들의 시대가 비록 저물었음에도 지식은 남아 이어지고 있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 기획 편집부 ● 진행 정송 기자
캐니 샤프 'Cosmic Cavern' 2018 Dimensions dependent on the space ⓒ Kenny Scharf 2018 Image courtesy the artist and Honor Fraser Gallery Photo: LOTTE Muse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