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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광겁(無始曠劫)의 묘유(妙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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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3 - 2024.5.26 토탈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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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숲


숲은 아무 말이 없다. 아니다, 이렇게 고쳐 쓰기로 한다. 우리 인간은 숲을 듣지 못한다. 숲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시각적 표상 너머에 자리한 공간으로 걸어 들어가야 한다. 그곳은 숲의 전령이 비밀을 누설하는 곳, 조용한 굉음이 세계를 뒤흔드는 곳이다.  우종택은 자연과 가까이 지내며 시원(始原)에 관한 궁금증과 이에 내재한 에너지를 탐구한다. 그리고 자연에서 배우고 깨우친 것을 한 폭의 수묵추상으로 담아내는데, 유기적인 화면의 연속은 고요한 검은 숲을 연상시킨다.


이 숲은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는 5월, 작가의 작업실인 경기도 광주시 수레실길에서 토탈미술관으로 옮겨졌다. 관람객은 ‘무시광겁의 묘유’라는 전시 제목이 짓누르는 광폭한 자연의 무게감에서 벗어나 숲을 마음껏 헤매기 위해서는, 화면 밖 곁눈질을 멈추고 그 속으로 들어가 감응해야 한다. 이로써 관람객은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영원한 시간(무시광겁) 속에서 실체 없이 존재하는 것(묘유)에 대한 제 나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미술관의 입구에서부터 중층까지 백묘화 ‘Memory of Origin’ 시리즈가 펼쳐진다. 작가는 표백하지 않아 본연의 색상을 드러내는 한지 위에 먹과 고령토를 혼합한 물감을 사용하여 온몸으로 체화한 자연을 그린다. 어떤 구체적인 자연물도 지시하지 않는 추상적인 형상은 태초의 에너지만을 현전한다. 모든 것이 동시적으로 창발하는 화면 위로 묵직한 무언가 휩쓸고 지나간 흔적이 보인다. 그 뒤로 엉켜있던 실이 한순간 탁 끊긴 듯, 한 획 한 획이 경쾌하게 춤을 춘다. 제멋대로 자란 나무가 제멋대로 춤추며 숲을 쏜살같이 가로지른다. 획의 끝에서 피어오른 생명력을 따라가다 도착한 지층에서는 숲의 실체라 부를 수 있는 검은 나무들과 마주하게 된다.




<Memory of Origin> 
2024 한지에 혼합재료 138×71cm



제각각 비선형적으로 자란 나무는 험난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왔을 삶을 보여준다. 그러나 결국 개발로 인해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나무들은 저항의 몸짓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얽혀 있다. 작가는 나무의 속껍질까지 말끔히 벗겨내고 그들을 위한 제사를 지낸다. 먹과 숯 등을 개어서 만든 검은 물감을 나무 위에 차곡차곡 바르는데, 더 이상 나무가 물감을 흡수하지 못하고 토해낼 때까지 반복적으로 수행한다. 그들의 자리에서 전시장 위로 시선을 돌리면, 나무의 몸을 닮은 회화 작품이 보인다. 작가는 죽음을 낱낱이 고발하는 몸짓들로 진동하는 공간에서 죽은 영을 위로한다.


넋을 기리는 장 밖에는 다시 자연이 있다. 마찬가지로 개발로 인해 터전을 잃은 돌이다. 7t에 달하는 거대한 자연석은 숲 냄새, 물소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다. 그제야 미술관을 가득 메우고 있는 은은한 향기와 동굴이 있는 전시실로부터 흘러나온 줄 알았던 소리가 작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임을 깨닫게 된다. 작가는 소멸한(할) 자연의 일부분을 소생하는 데 성공하며 관람객에게 이의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한편 ‘폐(廢)-’라는 접두사에 눌어붙은 방기한 죽음을 떠올린다. ‘폐목재’와 ‘폐석’은 자연을 정복하려는 인간의 이기심과 이를 되살리려 노력하는 인간의 이타심을 초과하는 의미를 품고 있다. 전시장에서 작가의 손을 거쳐 완성된 작품과 자연물은 서로 대립하지 않는다. 미술관이라는 세상의 신비로운 것과 진귀한 것을 모두 수집하려는 욕망이 가득한 화이트 큐브에서, 7m 나무들의 집성은 스펙터클로 소비되고 7t의 자연석은 조각의 위상을 갖기 때문이다.


작가는 완벽하게 비자연적인 공간에서 회화, 나무, 돌이라는 세 층위의 인위성이 중첩되는 지점을 발견한다. 그리고 탄생과 죽음의 순환을 그리는 것에서 나아가 역사를 관통하며 축적된 무수한 시간 속에서 반복되고 있는 인간의 근원적 열망을 폭로한다. 우리 인간은 어떤 방식으로든 자연의 죽음을 방기하고 슬퍼하고 다시 욕망하기를 되풀이할 것이라고.


* <Memory of Origin> 2024 나무, 먹, 가변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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