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r | Art in Po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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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 | Made in Kore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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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고향을 떠나 예멘, 영국, 사이프러스 등을 옮겨 다닌 후 캐나다와 미국에 정착해 살아온 작가는 아프리카 전통과 관습의 틀에서 벗어난 지 오래였다. 그러다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의 사진작가로 일하던 중, 자신의 관심이 보도사진보다는 예술적 사진으로 향하는 중력적 힘을 느꼈는데, 마침 본인의 뿌리 아프리카가 부르는 힘도 느꼈던 걸까. 9년 전,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 삶의 터전을 새로 잡으며 예술 사진가로서의 경력도 새롭게 시작했다. 초창기 그의 작품 특징은 에티오피아의 일상을 담아냈다는 것이다.
우리는 전쟁이나 기아를 주제로 하거나 아프리카의 이국적 풍경 혹은 그곳에 살고 있는 부족들을 보여주는 사진 작품들을 봐왔다. 그러나 물루네는 오랫동안 고향에서 떨어져 지내며 사람들이 정말 궁금해 하는 아프리카가 무엇인지 깨달았다. 그는 뉴스에 등장하는 아프리카가 아닌 그곳에 직접 발을 디뎌본 사람이라면 알만한, 지극히 평범하고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순간들을 작품에 담았다. 외부인은 잘 모르는 대륙의 모습을 담으며 에티오피아 내에 존재하는 사진에 대한 고정관념과 외부 세상이 바라보는 아프리카의 이미지를 바꾸고자 노력한 것이다.
<Romance is dead> 2016 Photograph printed on sunset hot press rag 310
GSM 80×80cm Image courtesy of Aida Muluneh and David Krut Projects
그의 사진에 대한 열정과 에티오피아에 대한 애정은 나아가 사진 축제 ‘아디스 포토 페스트(Addis Foto Fest)’와 문화 개발 단체인 ‘DFA(DESTA For Africa)’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아디스 포토 페스트’는 에티오피아 내에서 전례 없던 사진 축제로, 수도 아디스 아바바에서 격년으로 열리는데, 전 세계 작가의 사진을 한데 모아 리뷰 하고 전시, 컨퍼런스를 여는 등 에티오피아 사진계에서는 감히 파격적이라고 불릴만한 행사이다. 예술가, 특히 사진가를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사진 시장을 넓히는 데 힘쓴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사진작가라고 해봐야 기껏 웨딩사진을 찍는 사진사가 전부인 나라에서 이 행사는 예술사진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고 그 보급에 힘쓰는 등 문화 선도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2010년부터 시작된 사진 축제는 올해 4회째를 맞으며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아디스 포토 페스트’를 주관하는 DFA 역시 아디스 아바바를 기반으로 하는 단체로, 학교에서 사진 워크샵을 진행하는 등 사진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활동을 해 새로운 사진작가를 양성하는 데 힘쓰고, 그곳 사람들의 반응 또한 매우 긍정적이다. 정식으로 사진을 배울 수 있는 곳이 매우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DFA는 에티오피아에서 사진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든든한 발판이 되어준다.
<The Departure> 2016 Photograph printed on sunset hot press rag 310
GSM 80×80cm Image courtesy of Aida Muluneh and David Krut Projects
아디스 아바바 내에서의 물루네의 활발한 활동은 그 안에 머물지 않고 이미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뉴욕과 요하네스버그 그리고 케이프타운을 기반으로 하는 ‘데이비드 크루트 프로젝트(David Krut Projects)’는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나 윌렘 보쇼프(Willem Boshoff)와 같은 유명 작가들과 협업해온 곳으로 주로 아프리카를 기반으로 하는 작가들을 발굴해온 곳인데, 이곳의 눈에 띈 것. 이곳에서 이미 수차례 그룹전을 가진 그는 지난달, 뉴욕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가졌다. 전시 제목은 <The world is 9>. 그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해외에서의 오랜 생활 후 본국으로 돌아가 정착하면서 느끼고 배운 것을 보여준다. 아프리카 여성으로 살면서 느낀 부당한 대우들과 세상이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 속에서 살아온 물루네는 이런 관점을 확 바꾸고자 했다. 그가 겪은 세상은 좋을 때는 한없이 좋지만 결코 완벽할 수는 없었다. 그의 할머니가 항상 입에 달고 산 “세상은 절대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10이 아니라 9이다.”라는 말에서 전시 제목을 따왔다고 말한다.
<The Morning Bride> 2016 Photograph printed on sunset hot press rag 310
GSM 80×80cm Image courtesy of Aida Muluneh and David Krut Projects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30여 점의 작품은 물루네 기존의 작품보다 훨씬 강렬하고 선명한 색상과 이미지를 띈다. 이는 세계 그 어느 곳을 가도 모든 사람은 완벽하지 않은 ‘9’의 삶을 사는데, 미국의 삶과 아프리카의 모습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일깨우려 더 눈에 띄는 밝은 색을 사용해 아프리카의 모습을 담았다. 또 그것들은 삶, 사랑, 역사 등을 나타내며 개인, 나라, 혹은 그저 하나의 존재로서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탐구한다. 그의 작품에서 팝아트적인 색상 다음으로 눈에 띄는 것은 아마 사람의 몸 위에 직접 페인팅을 해 놓은 형상일 것이다.
<City Life> 2016 Photograph printed on sunset hot press rag 310
GSM 80×80cm Image courtesy of Aida Muluneh and David Krut Projects
이는 아프리카 전역에서 이루어지는 전통 부족들의 바디페인팅 방식에서 따온 것으로 온몸에 물감 칠을 해 가림으로써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지 않고 내면의 분쟁을 혼자 삭이는 개개인의 모습을 담는데, 이것은 우리는 모두 다른 성격을 갖고 있지만 결국 내면에 느끼는 감정과 생각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또 전체를 마스크처럼 색깔로 덮어버려 인종을 구분할 수 없게 만든 얼굴은 캔버스를 대신해 화폭 역할을 한다. 에티오피아의 가시광선을 고스란히 담은 듯 한 작품은 상대의 시선을 강탈한다. 대담한 색상이 자아내는 이국적인 분위기 속 여인은 마치 무언가 말을 건넬 것만 같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자면 그 화려한 색상과 무표정의 여인 사이에 놓인 아름다움과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이는 관람객이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이미지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존재하는 의미까지 되새겨 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가가 의도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The Morning Bride>(2016)는 순백의 옷과 면사포를 걸친 신부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뒤로 보이는 새빨간 꽃무늬 패턴은 결혼식의 화려함을 보여줌과 동시에 왠지 모를 불길함을 전달한다. 또 다른 작품 <The More Loving One Part One>(2016) 속의 여자는 새파랗게 맑은 하늘 속에서 같은 색의 옷을 입은 모습을 보여줘 탁 트인 느낌을 준다. 하지만 빨간 사다리의 꼭대기에서 한 발을 내딛고 서 있는 모습은 1초 후의 상황을 상상하게 해 보는 이를 아슬아슬하게 만들기도 한다.
<For all I care> 2016 Photograph printed on sunset hot press rag 310
GSM 80×80cm Image courtesy of Aida Muluneh and David Krut Projects
아이다 물루네
아이다 물루네는 1974년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났다. 5살 때 고향 에티오피아를 떠나 세계 여러 곳을 누비며 지내온 그는 2001년, 미국 워싱턴D.C의 하워드 대학교(Howard University) 커뮤니케이션 학부를 졸업했다. 2007년 말리 바마코 아프리카 사진작가를 대상으로 열린 유러피안 유니언 사진대상(European Union Prize in the Rencontres Africaines de la Photographie), 2010년 이탈리아에서 열린 CRAF 국제사진 어워드(CRAF International Award of Photography)의 수상자이기도 하다. 에티오피아 예술사진계의 발전을 위해 ‘아디스 포토 페스트(Addis Foto Fest)’, 비영리단체인 DFA(DESTA For Africa)를 설립하는 등 단순 사진작가를 넘어서는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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