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자신의 예술을 한 차원 성장시킨 이응노. 그의 실험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응노미술관은 매년 대전 기반 예술가 3인을 선정해 이응노와 같은 성장 발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창작지원 프로그램 ‘파리이응노레지던스’를 진행한다. 2014년 박홍준, 송유림, 이순구에 이어 2015년에는 김태중, 박정선, 홍상식 등 지금껏 총 6인을 입주 작가로 선정하고 이들 모두 고암의 유적지가 있는 파리 근교 보-쉬르-센(Vaux-sur-Seine)에 거주, 고암 이응노의 예술 정신을 이어받아 3개월간 작품에 매진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 결과물을 이번 전시를 통해 공개하는 것이다. 박홍준은 서예로 자유분방한 한글을 표현, 한글의 아름다움과 예술적 면모를 탐구해 그림에 가까운 글씨를 만들고, 이순구는 파리이응노레지던스에서 지내는 동안 일어난 일들을 하나하나 기록, 아카이빙 된 자신의 파리 일대기를 공개한다. 레지던스 기간 동안 버려진 물건을 수집한 송유림은 그 위에 뜨개질 작업을 더해 프랑스에서 보낸 뜻 깊은 시간을 개념화한다.
송유림 <no.6 broken and found things>
2014 뜨개 컵받침, 유리 가변설치
그런가하면 김태중은 2차원을 3차원으로 변모시키는 공간과 빛의 실험을 진행하고, 박정선은 애니미즘과 샤머니즘을 미디어 기술로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홍상식은 우리 신체의 부분을 빨대로 재현해 인간이 가진 욕망을 가시화한다. 이번 레지던스 보고전은 입주 작가 6인이 이응노가 다져놓은 파리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성장한 모습을 보일 뿐 아니라, 이미 한차례 파리 현지에서 오픈스튜디오를 개최함으로써 파리이응노레지던스와 고암의 정신을 널리 알려 의미 깊다. 6인의 작가가 고암의 예술 혼이 녹아있는 파리에서 얼마큼 성장했는지 그 결과가 궁금하다면 이번 달 11일부터 24일까지 열리는 전시를 방문해보자.
· 문의 대전이응노미술관 042-611-9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