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가 지닌 부드러우면서도 유려한 곡선의 미학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내재된 곡선>전이 김홍주, 박제덕, 빌마 빌라베르데(Vilma Vilaverde), 신광석, 신이철, 에릭 리오(Eric Liot), 용환천, 웨이 화(Wei Hua), 윌리엄 데일리(William Daley), 이상갑 등 10명이 회화와 현대 도자 작품을 선보이며 관람객에게 명상의 시간을 제공한다. 참여작가는 다양한 형식과 시선으로 도자를 해석한다. 김홍주의 <무제>는 엽맥이 지닌 섬세한 곡선의 미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신비감이 감도는 은은한 색채로 보여준다. 박제덕의 새하얀 애자는 <끊임없는 질문-중심으로부터>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재탄생, 자연의 맑은 기운을 담아내고, 빌마 빌라베르데는 일상적 오브제에 내재된 의미를 파헤치며 절제된 곡선이 빚는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작품 <기다림>을 선보인다.
에릭 리오 <무제>(Detail) 2006
세라믹 122×185×25cm
신광석은 <自然-地理(자연-지리)>를 통해 사각형 조각을 서로 맞닿게 하는 방식으로 땅을 이미지화하고, 신이철은 흑색도판에 변이 종자를 선묘로 표현한 <변이 채집>에서 생명의 긍정성과 생장의 의미를 그려낸다. 에릭 리오의 <무제>는 자연이 특정한 원리에 따라 생성, 지속, 소멸하는 규칙성을 내포한다고 주장한다. 끊임없이 순환하는 자연의 섭리를 담아낸 용환천의 <담을 수 있는 어떠한 것>과 인간이 취사선택한 자연이 결국 본질을 왜곡시킨다는 이야기를 작품에 녹인 웨이 화의 <얼굴: 6월 1일 어린이날>도 놓치지 말 것. 곡선을 교차하고 중첩시키며 혼란 속 균형과 질서라는 조화를 만드는 윌리엄 데일리의 작품과 자연으로 회귀하려는 본능을 드러내는 이상갑의 <선에서 점으로> 또한 전시에 힘을 더한다. 도자의 생명력을 뿜어내는 이번 전시는 5월 6일까지 만날 수 있다.
· 문의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문의 055-340-7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