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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213, Jun 2024

요나스 버거트 한국 첫 개인전 탕 컨템포러리 아트 서울서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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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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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chlast>



탕 컨템포러리 아트 서울이 독일 태생 작가 요나스 버거트(Jonas Burgert)의 한국 첫 개인전을 지난 4월 19일부터 5월 25일까지 선보였다. 전시는 무대 연극과 같은 거대한 캔버스부터 드로잉과 조각 작품까지 아우르며 그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조망케 했다. 1969년 베를린에서 태어난 버거트는 이집트에서 살았던 시기에 영감을 받은 북아프리카 모티브를 자주 사용한다.

환상적이고 괴기스럽고 혼란한 이미지를 통해 현대 생활과 인간 존재를 탐구하는데, 빛나는 색상, 기억과 상상 사이의 균형을 강조하는 기괴한 형태 그리고 독특한 복장과 채색된 얼굴, 모호한 형체의 인물이 특징이다. 스스로 “어떻게 하면 표면 아래, 즉 우리가 보고 있는 것 이외의 가려진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를 질문하며 작업하는 작가는 삶의 여러 층위를 덧댄 작업에 천착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단연 시선을 끈 작품은 <Viechlast>(2020). 마치 무대 연극과 같이 구성된 이 대형회화 작업은 영화 스크린과 같은 거대한 크기가 주는 웅장함이 이전에 대재앙을 그려냈던 낭만파 작품을 연상케 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헬리콥터 두 대가 충돌한 여파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떠한 스토리나 세계관이 제공되지 않아 작품 속 공간과 인물은 그저 그 자체로 묘사되어 있을 뿐이다.

그런가 하면 전시명과 같은 신작 <sinnwild>도 눈길을 모았다. 젊은 여성이 직육면체 돌 받침대 위에 선 채 발목에 다리를 꼬고, 손은 등 뒤로 리본이 달린 막대기를 ‘X’자로 잡고 있다. 대조적인 색감과 인물의 알 수 없는 표정이 그 이름처럼 ‘야생적인 감각’을 느끼게 한다. ‘sinnwild’는 정식 독일어에는 존재하지 않는 혼성어로, 작가의 의도를 표현하기 위한 단어다.

한편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만나게 되는 <Stück blieb>(2023)는 눈을 감은 채 내적 행복감으로 가득해 보이는 얼굴을 가진 여인의 몸통을 천이 흐르듯 감싸고 있는 형태의 조각이다. 대형회화 앞에 놓인 모습이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그러나 무한히 변하는 공간처럼 보이게 만들어 회화의 세계에서 보내진 수행자와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이처럼 작가는 웅장한 서사로 가득 찬 거대한 작업부터 세심한 관찰과 묘사가 돋보이는 작은 크기의 작품까지 모두 선보이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복잡다단한 세상을 압도적이면서도 디테일한 관점으로 바라보기를 제안했다. 버거트는 이야기한다. “환상은 우리와 아무 연관이 없는 순수한 허구가 아니라, 우리 현실 세계의 일부다.” 허구적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창으로 기능하는 회화와 드로잉, 우리의 몸과 같이 그림자를 드리우며 같은 땅을 딛고 서 있는 조각을 모두 관람하며 우리는 고민하게 된다. 내가 지탱하고 있는 대지 아래 숨겨진 비밀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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